나는 약간의 정리 강박이 있다.
디자이너라는 직업 특성상 수만가지 컴퓨터 파일이 오고가고 생성되기마련인데 첫 시작은 이 파일들을 효과적으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에서 부터였다.
그렇게 시작된 정리는 점점 그 반경이 넓어져 내 일상 영역 대부분에 적용되었다.
컴퓨터 파일링, 폴더링 시스템은 물론 사용하는 물건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인터넷에서 접한 인사이트가 되는 여러 정보들을 쓰임새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두는 방법, 마구잡이로 캡쳐하고 찍어둔 사진을 정리하는 방법, 책 내용을 효과적으로 기록하고 정리하는 방법, 가방 속을 정리하는 방법, 주기적인 냉장고 정리 등 일상 전반 내 행동반경 대부분에 걸쳐 정리하는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흔히 정리라고 하면 지저분한 것을 없애고 깔끔하게 청소하는 것을 먼저 떠올릴 수 있다.
사전에서는 정리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정리(整理)
1. 흐트러지거나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는 것을 한데 모으거나 치워서 질서 있는 상태가 되게 함.
2.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종합함.
3. 문제가 되거나 불필요한 것을 줄이거나 없애서 말끔하게 바로잡음.
사전적인 정의에도 나와 있듯 정리는 지저분한 것을 없애는 것보다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질서있는 상태가 되게 하는 의미에 더 가깝다. 무슨 일을 시작할 때 그것에 대해 나만의 정의를 내리면 그 일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내게 정리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화하고 분류하여 카테고라이징 하는 것이었다.
즉, 내게 정리의 시작은 카테고라이징이다.
정보들을 나열하고 분류를 구분하여 그에 맞게 내용들을 나눠두면, 다음번에 필요한 내용을 찾아갈 때 탐색해야 할 정보의 개수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대분류를 살피고 이 후 중분류 소분류의 순서로 탐색해 나가면되기 때문이다.
자연히 쓸 데 없는 시간 낭비를 줄여주었다. 물건들을 관리할 수 있게 되니 돈 낭비도 줄었다. 또한 스크랩해두고 잊어버리기 일쑤였던 정보들을 쓰임새있게 적재적소에 제 때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카테고라이징이 몸에 익숙히 베자 어떤 내용들을 공부하고 학습하여 머릿속에 정리하는 것에서도 학습한 내용의 분류 위계를 그려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한마디로 일상 전반의 효율성이 올라갔고 정보의 홍수가 주는 피로도에서 어느정도 해방되었다.
정리를 처음 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아직 정리되지않은 모든 방대한 양들을 정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고, 카테고라이징의 방법도 계속해서 변화되었다. 몇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좀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경우에 변화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잡힌 나만의 정리 방식이 형성되었고, 정리하는 정기적인 루틴도 생겨났다.
정리하는 삶을 시작하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생겨난 나만의 정리방법들과 정리를 효율적으로 돕는 도구들 그리고 정리의 루틴들을 블로그를 통해 나누고 정리하는 삶을 공유하며 나의 정리방법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